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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기시대 움집 재현 실험 2022

  선사시대는 돌과 흙, 나무의 시대이다. 돌을 깨뜨려서 날을 만들고, 갈아서 좀 더 정교한 도구로 집과 같은 삶의 공간을 만들어 왔다. 흙은 삶의 터전이었으며, 때로는 그릇이 되기도 하고 쉼의 공간이기도 했다. 나무는 그 자체로도 도구가 되었으며, 따뜻한 공간을 유지하는 재료이기도 했다. 이처럼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삶을 유지하고 현재의 우리로 발전하게 된 동력의 원천은 인간의 기술이었다.

  2022년 진행된『청동기시대 움집 재현』연구는 움집을 만드는 과정을 재현하고 전 과정을 영상 및 사진 등으로 기록하여 박물관 전시와 교육 콘텐츠로 활용함에 그 목적이 있었다. 

  재현의 대상은 한반도 청동기시대 중후기를 대표하는 집자리 흔적인 송국리형 집자리로 남강 유역의 대표적인 형태인 대평리식 집자리이다. 송국리형 집자리는 청동기시대 연구자들의 많은 연구 대상이 되기도 하였으며, 아직도 풀지 못한 숙제가 남아 있는 유형의 집구조이기도 하였다.
  
 “새가 둥지를 스스로 만들 듯이 인간 스스로 자신에 맞는 집을 짓고 자신과 가족을 위해 간소한 식량을 정직하게 만든다면 새들이 늘 노래하듯이 인간 역시 스스로 즐거워질 것이다” 자연으로 돌아가 삶을 찾은 19세기 미국 사상가이자 문학자인 핸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의 생각이다. 일반적으로 발굴조사에서 맞닥뜨리는 유구와 유물의 이해는 기존의 연구성과가 근간이 된다. 그리고 연구성과를 토대로 개별 연구자의 생각이 반영되어 논문으로 발표되기도 한다. 그러나 자연을 찾고자 자연 속으로 뛰어든 소로의 실천처럼 대상물의 현상적인 관찰을 벗어난 그 안에서 찾으려는 노력은 다소 부족했던 것이 현실이다.

  발굴조사와 보고서, 그리고 연구 결과물로 귀결되는 흔히 ‘그들만의 언어’가 아닌 좀 더 실재에 가까운 언어로 과거를 찾고 싶었다. 다만, 짧은 시간과 공간의 한계로 인해 많은 정보를 찾거나 제공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시도했다는 것, 그리고 좀 더 체계적인 준비와 지속적인 진행이 될 수 있다는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큰 수확이었다.